지난 달에 큰 마음을 먹고 서피스 프로 9을 산 이후 지금 이 순간에도 이에 만족하며 서피스를 매우 잘 쓰고 있다. 다만 이것을 쓰면서 딱 한 가지 걸렸던 점이 있다면 바로 메인 SSD의 용량이 256GB라는 점이다.
사실 i7/16GB RAM/256GB SSD 모델에 타입 커버와 펜까지 같이 주는 구성으로 특별 할인가 190만원대에 떴던 것을 타이밍 좋게 주워온 것이라 나름 합리적인 소비를 위해 타협했던 옵션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성능이 괜찮은 서브 컴퓨터로써 공부, 프로그래밍, 블로깅, 게임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것을 염두에 두고 샀던 제품이었기 때문에 256GB라는 SSD 용량이 내게 다소 적게 느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이런 나에게 한 가지 기쁘게 다가오는 점은 서피스 프로 9이 메인 SSD 교체를 통해 용량을 확장할 수 있는 폼팩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나사 몇 개 풀고 하판을 아예 들어내야 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냥 SSD를 교체하라고 만들어 놓은 전용 홈이 마련되어 있기 때문에 교체 난이도도 매우 낮다.
주로 2000년대에 시판되었던 구형 노트북 중에서도 보면 하판에 하드 디스크나 RAM 등을 교체할 수 있는 홈을 마련해 놓아 성능 업그레이드의 여지를 준 모델을 많이 찾아볼 수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2010년대 이후로는 노트북 본체의 디자인이 더욱 심플함을 추구하게 되면서 이제는 웬만한 전문가용 모델이 아닌 이상 찾아보기 많이 어려운 요소가 되었다. 그런 부분에서 역시 '전문가용 제품'으로 손색 없는 서피스 프로답다.
그런고로 이번 글에서는 서피스 프로 9의 메인 SSD를 교체하는 과정을 기록 겸 소개해 본다.
또다른 주인공 'M.2 2230'
서피스 프로 9의 메인 SSD로는 M.2 2230이라는 다소 희한한 규격의 SSD가 사용된다.
어릴 때 자주 가지고 놀던 동그란 종이 딱지 한 장과 비슷할 정도로 작은 크기(30mm)를 가진 이 규격의 SSD는 요즘 MS가 많이 꽂힌 듯한 규격이다. 엑스박스에서도 시리즈 X/S부터 이 규격의 SSD를 교체할 수 있는 폼팩터를 달고 나오더니 뒤이어 서피스에서도 프로 7 플러스부터 이를 도입하기 시작해 9에 이르기까지 잘 정착시킨 점으로 미루어 보아 M.2 2230을 정말 사랑하는 것 같다.
그러나 2년 전쯤에 이런 구조의 폼팩터가 시장에 갓 나왔을 당시에는 "빛 좋은 개살구"라는 소리를 들으며 SSD를 교체할 수 있다는 장점이 그렇게 빛을 보지 못했다. 왜냐하면 상대적으로 신생 규격에 해당하는 M.2 2230 SSD의 공급망이 아직 넓게 형성되지 못한 탓에 구할 수 있는 물량이 없거나 있다고 해도 높은 가격을 주고 사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었다.
저용량 SSD에 한해서는 용량 업그레이드 후 남아돌게 된 잉여 물량을 다시 리패키징하여 이베이 등지에서 저렴한 가격에 파는 업자들이 존재하긴 했지만, 국내에서는 워낙 수요가 적었던 탓에 업체 단위에서 수입된 물건을 사는 것은 환상에 가까웠고 대부분 해외 직구를 통해 사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에는 같은 규격의 SSD를 사용하는 '스팀 덱'의 등장으로 시장 상황이 조금 달라졌다. 스팀 덱의 용량 업그레이드를 원하는 게이머를 주축으로 수요가 늘어난 결과 이제는 '스팀덱 호환'을 내세우며 중국에서 M.2 2230 SSD를 수입하여 판매하는 국내 업체들도 간간히 보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러모로 스팀 덱에 열광하는 게이머들 덕분에 서피스 사용자들도 반사 이익을 보게 된 셈이다.
그리고 나도 서피스의 메인 SSD를 교체하는 데 사용할 M.2 2230 1TB SSD를 어렵지 않게 손에 넣었다. 모델은 본래 B2B 채널에서 주로 유통되는 것으로 알려진 웨스턴 디지털 사의 SN740이다.
작업 과정
메인 SSD를 교체하는 과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소개할 것이다.
① SSD 교체 후 사용할 펌웨어 복구용 USB 미리 만들기
② 본체 하판의 홈을 열고 SSD 교체하기
③ 복구용 USB를 사용해 펌웨어 재설치 후 사용
① SSD 교체 후 사용할 펌웨어 복구용 USB 미리 만들기
1. 하판에서 킥스탠드를 열고 아래쪽을 유심히 보면 기기의 시리얼 넘버가 적혀져 있다.
2. 'Surface 복구 이미지 다운로드' 사이트에 접속해서, 제품은 'Surface Pro 9'을 선택하고 전에 봤던 시리얼 넘버를 일련 번호 란에 그대로 입력한다.
3. 그러면 복구 이미지 파일을 받을 수 있는 링크가 나오는데, 일단 파일을 받아두기만 한다.
4. 윈도우 검색 창에서 '복구 드라이브'를 검색하고 복구 드라이브 마법사를 실행한다.
5. '시스템 파일을 복구 드라이브에 백업합니다.' 옵션을 체크 해제 후 [다음]
6. 복구용 USB로 사용할 드라이브를 선택하고 [다음], [다음]
최소 16GB 이상의 용량을 가진 USB 메모리를 사용하는 것을 권장한다.
7. 복구용 USB로 사용하기 위한 기본적인 시스템 파일을 넣는 작업이 진행된다. 작업이 끝나면 [마침]을 눌러 마법사를 종료한다.
8. 이전에 받았던 Surface 복구 이미지 파일의 압축을 해제한다.
9. 압축 해제된 내용물을 그대로 복구용 USB 드라이브의 최상위 경로에 복사한다.
10. 이름이 겹치는 파일이 있을 시 '덮어쓰기'되도록 한다. 복사가 모두 끝나면 작업 완료.
② 본체 하판의 홈을 열고 SSD 교체하기
1. 홈의 상단 모서리 쪽에 동그랗게 파여져 있는 부분을 살짝 누르면 홈이 쉽게 열린다.
2. T3 규격의 드라이버를 이용하여 SSD 고정용 나사를 풀어준다.
3. 기존 SSD를 위로 비스듬히 올린 후 적당한 힘을 주어서 뺀다.
4. 기존 SSD를 뺐을 때의 역순으로 새 SSD를 장착한다.
5. T3 규격의 드라이버로 SSD 고정용 나사를 다시 조여준다.
6. 홈을 다시 닫아주면 작업 완료. 홈 커버와 본체에 자석이 내장되어 있어 쉽게 닫힌다.
③ 복구용 USB를 이용해 펌웨어 재설치 후 사용
1. 복구용 USB를 꽂은 상태에서 전원 키와 볼륨 하(-) 키를 눌러 복구 모드에 진입한다.
2. '한국어 (대한민국)' 선택.
3. 'Microsoft 한글 입력기' 선택.
4. '드라이브에서 복구' 선택.
5. '드라이브를 완전히 정리' 선택
6. [복구] 버튼을 클릭하여 펌웨어 재설치 작업을 시작한다.
보통 이런 작업을 진행할 때 전원 연결은 무조건 필수다.
7. 펌웨어 재설치 작업 후 Windows 초기 설정 화면이 나오면 작업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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