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퀘스트 12-1; 도밍고의 방문
깜짝 인사가 프로덕션을 찾아왔다
START를 눌러 대화를 시작하세요.
프로덕션으로 돌아오고 나니 비로소 하이틴은 탈락을 실감했다.
활발의 대명사인 세나도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었다.
특히 제이는 마음에 치명상을 입은 듯 종일 멍하니 앉아 있었다.
다른 멤버에게 폐를 끼쳤으니 그 죄책감이 클 것이다.
레나:
..제이 양이 조금이라도 회복이 되어야 이야기를 꺼내 볼 텐데요.
그때 프로덕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린다.
레나:
네, 누구세요?
레나가 문을 열자 큰 덩치가 보인다.
레나:
어라.. 당신은?
도밍고:
..당신이 바로 그 레나 매니저님?
레나:
네, 맞아요. 당신은.. 도밍고 씨?
도밍고:
.. 이렇게 불쑥 연락도 없이 죄송합니다..
아무래도 심히 걱정되어 오게 되었습니다.. 제이는 잘 지내고 있나요?
레나:
..도밍고 씨는 뭔가 알고 계시는군요.
도밍고:
..네. 제이가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을텐데..
아무래도 그 책임은 저에게 있는 것 같습니다..
레나:
..들어오셔서 이야기를 나누시지요.
레나가 도밍고를 집무실로 안내한다. 도밍고는 천천히 그녀를 따라간다. 축 처진 꼬리를 보니 도밍고 역시 힘들어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레나:
제이 양은 지금 너무 힘들어하고 있어서.. 차마 물어보지 못했거든요.
대체 제이 양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가요?
도밍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갈게요. 아마 3주 전쯤이었을 겁니다.
편지를 받았죠.. '제이를 키워주셔서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였습니다.
레나가 놀라서 숨을 들이켰다.
레나:
제이 양이 그 내용을 알게 됐나요..?
도밍고:
..그것만 평생 기다려왔던 아이죠. TSGP에서 우승을 하고 싶은 가장 큰 이유가 부모님을 찾는 것이니까요.
도밍고가 잠시 고개를 떨궜다. 눈에는 후회가 가득했다.
도밍고:
연락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아니.. 좀 더 알아봤어야 했는데..
제가 너무 성급했습니다. 그 편지를 보자마자 너무 기뻤습니다.
..제이가 부모를 만나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저 역시 무척이나 설렜으니까요.
그 편지를 받고 뛰는 가슴을 애써 진정하며 연락처를 살폈죠.
그런데 보낸사람 정보가 아무것도 없더군요. 그냥 감사하다는 내용의 편지였을 뿐이에요.
아마 제이의 부모는 제이를 버린 것에 대해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겠죠.
그래서 차마 자신이 누군지 밝힐 수 없었나 봅니다.
하지만 그때는 너무 기쁜 나머지 편지를 쓴 사람이 누군지 찾아야 한다고만 생각했습니다. 이성을 잃었던 거죠.
편지를 쓴 사람이 누군지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끔찍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난 아마 제이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긴 것 같아요.
도밍고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다.
미안함과 죄책감에 휩싸인 그의 얼굴은 처참할 정도로 망가져 있었다.
퀘스트 12-2; 오페라 하우스로
도밍고가 엄청난 소식이 있다고 말하는데
[Melody] EASY ALL COMBO로 클리어
2주 전, 제 1 우주 오페라 하우스 앞 버스 정류장. 버스가 멈추자마자 누군가 후다닥 뛰어내린다.
제이:
아빠! 정말이야..? 아빠? 이 편지가 부모님이 쓰신 거라고..?
도밍고:
그래. 내가 얼마나 힘들게 알아낸 줄 알아?
도밍고가 힘든 척 연기를 하지만 얼굴은 웃고 있다.
제이:
믿.. 믿기지 않아..! 정말이었잖아. TSGP만 나가면 나를 알아볼 거로 생각했어!
정말 연락이 온 거야..?
도밍고:
발신자 정보도 없는 편지를, 널 위해 내가 사방팔방 소문을 내서 결국 찾았지!
제이:
..정말이지..
제이가 도밍고를 와락 끌어안았다.
도밍고:
..너 살이 더 찐 것 같은데.
제이:
오랜만에 만나서 아빠, 그게 할 말이야?!
..하지만 오늘만큼은 약 올리는 것도 허락할게.
정말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제이가 도밍고를 향해 깊게 고개를 숙여 인사한다.
자신의 부모를 찾아줬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아무 이유 없이 이런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는 것에 대한 감사였다.
도밍고:
..알면 잘하란 말이야.
도밍고는 머쓱한듯 괜히 딴청을 부렸다.
도밍고:
아 참, 도와줄 게 있어.
제이:
응, 갑자기?
도밍고:
어차피 아버지는 내일 온다고 하셨으니까 오늘은 시간이 있잖아?
좀 도와줄래? 오페라 공연 마지막 타임에 널 깜짝 게스트로 등장시킨다고 했거든.
제이:
음.. 그 정도야 뭐~
도밍고:
맞아. 사실 거절은 거절할 생각이었어.
제이가 피식 웃었다.
제이:
그럼, 무대로 안내해줘.
도밍고:
좋아, 가자!
도밍고:
큰 무대는 아니니 무리하지 않아도 돼. TSGP도 준비해야 하니까.
이번 무대는 [Melody EASY]를 ALL COMBO의 실력으로 선보여줘.
도밍고:
아주 멋진 무대였어. 동료들도 만족하는군. 고마워.
제이:
아니, 아빠. 내가 훨씬 더 고맙지.
둘은 서로를 보며 환히 웃었다.
제이는 처음엔 자신이 불행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은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다.
3주 전, 오페라 하우스. 도밍고가 누군가의 전화를 받는다.
도밍고:
네, 오페라 하우스입니다.
???:
..혹시 제이의 부모를 찾는다고 문의 글을 올리셨었나요.
도밍고:
…! 혹시 당신이..?
???:
..네. 제가 제이의 아빠입니다.
누군가는 섬뜩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퀘스트 12-3; 아빠.. 아빠?
그는 도대체 누구인가?
START를 눌러 대화를 시작하세요.
오페라 하우스 의상 준비실. 지금은 공연이 없기 때문에 아주 조용하다.
제이는 떨리는 눈으로 맞은편 남자를 바라보고 있다.
제이:
당신이.. 내 아빠.. 예요?
아버지:
..그래.
하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막상 얼굴을 보니 말문이 막혔다.
제이:
그 선글라스는 뭔가요?
아버지:
..사정이 있어서.
제이:
사정.. 날 버린 사정은 무엇이었나요.
아버지:
..자세한 건 이야기해줄 수 없어. 하지만.. 너를 보고 싶어서.. 이렇게.. 왔단다..
아빠가 너에게 꼭 부탁하고 싶은 게 있어서.
제이:
..그게 뭔가요?
아버지:
TSGP에 나가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제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제이:
..네? 뭐라고요?
아버지:
내 딸을 TSGP에서는 보고 싶지 않다.
제이:
왜요?
그는 제이의 질문에도 묵묵부답이다.
제이:
말씀해보세요. 도대체 왜요?
도대체 왜 날 버린거예요?
..십 몇 년 만에 처음 만나서 하는 말이 그거라고요?
아버지:
..그만큼 나도 중요한 문제야. 너의 앞길을 막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TSGP는 더는 참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제이:
당신이..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요?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원동력인데. 그걸 그만두라고요?
아빠를 만나는 순간 다 용서될 줄 알았어요. 어떤 이유에서든 날 버린 걸 용서하고 싶지 않았지만..
만나보고 싶어서. 만나면 다 용서해줄 거라고 혼자 생각해왔죠.
그런데.. 도저히 용서가 안 돼. 당신은 나한테 이러면 안 되잖아.
날 보자마자 하는 말이 '미안해', '사랑해'가 아닌 그만두라고!? 부탁이라고!?
아버지:
..제이야.
제이:
나가세요. 당장.
아버지:
..제이야.
제이:
나가요!
그는 제이에게 떠밀리듯 오페라 하우스에서 나왔다. 그는 착잡한 표정을 짓다가 뒤를 흘끔 보더니, 무표정으로 돌아왔다.
누군가 그의 옆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오희수:
아노킨 님, 잘 마무리되셨는지요. 저희 선에서 할 수 있었습니다만.
아노킨:
아니. 어떻게든 효과적인 대미지를 주기 위해선 내가 나섰어야 했다.
뭐.. 결과는 썩 나쁘지 않겠어. 이 정도면 될 거야.
아노킨은 그렇게 말하고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퀘스트 12-4; 딛고 일어서라
오뚜기는 언젠간 일어선다
START를 눌러 대화를 시작하세요.
도밍고:
제이는 그 일 이후로 혼이 나간 사람 같았어요.
도밍고가 속이 쓰린 듯 얼굴을 찡그렸다.
도밍고:
아빠한테 그런 말을 들은 것만으로도 충격일테니.. TSGP에 나가지 말라니..
레나:
..사실은 제이의 아빠도 아니었던 셈이군요. 그자는 대체 누구길래..?
도밍고:
검은 양복에 선글라스.. 어쩐지 사람 느낌은 나지 않는 섬뜩한 존재였습니다.
레나:
(그자라면..! 설마..!)
도밍고:
..지금쯤이면 제이도 그 사람이 자신의 아빠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을 겁니다. 똑똑한 아이니까요.
..하지만 그래서 더 괴로울 거예요. 자신이 고민하는 것만으로도 팀에게는 치명적인 페널티를 가져오는 거니까.
레나:
도밍고 씨, 저는 이 문제가 도밍고 씨의 잘못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블루스크린 님도 아마 동일하게 생각하고 계실 거예요. 그렇죠?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레나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레나:
도밍고 씨가 제이 양에겐 아버지와 다름없는 존재라는 걸 알고 있어요. 실제로 '아빠'라고 부르고 있기도 하고요.
도밍고:
….
레나:
어쩌면 우리가 모두 제이 양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을지도 몰라요.
늘 약한 존재라고.. 도움이 필요한 존재라고. 제이 양은 이미 홀로서기가 가능해졌는데도 말이죠.
그래서 제이 양을 위해 무리한 노력을 하게 된 거겠죠. 그 결과는..
도밍고:
..이렇게 제이에게 큰 상처를 남겼고 말입니다..
레나:
하지만 이건 제이 양에게도, 하이틴에게도, 우리에게도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번 일을 경험으로 다들 큰 상처를 얻었지만, 상처만 남은 것은 아니거든요.
어떤 게 더 소중한 건지. 어떤 걸 지켜야 하는 건지.
팀이라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건지.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이번 일이 없었다면 다들 깊게 고민하지 않았을 거예요.
아마 하이틴 분들 각각의 마음속에서 정리를 하고 있을 겁니다.
도밍고 씨는 당신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제이 양을 도와주셨습니다.
그 점,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레나는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도밍고도 화들짝 놀라 깊이 고개를 숙였다.
사과를 하러 온 자리에 감사 인사를 받을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제이:
..아빠...레나 매니저님.
제이가 방문을 연 채로 도밍고와 레나를 바라보고 있다.
제이:
모두 미안하고 고마워요. 나 때문에..
제이는 눈물방울을 주렁주렁 달고 있었다. 어느새 하이틴 멤버들도 집무실 문에 서 있었다.
세나:
언니. 내가 언니의 상황이었어도 똑같이 행동했을 거야. 난 이번 일로 언니에게 실망하지 않았어.
다만 더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던 것 같아.
그건 우리 하이틴이 갖는 아이덴티티니까.
유리:
맞아요, 제이 양. 우린 여전히 듬직하고 멋진 당신을 우리의 리더라고 생각해요.
체르니:
..제이.. 나의 리더.
세나:
..그러니까. 이제 일어나자, 리더.
실패를 딛고 일어서자!
제이:
..모두들..
제이는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에 한참을 울었다.
패배는 하이틴을 잠시 주춤하게 했다. 그러나 하이틴을 더욱 견고하게 만들고 있었다.
퀘스트 12-5; 성숙
시련은 분명히 우릴 더 강하게 만들거야
START를 눌러 대화를 시작하세요.
레나:
블루스크린 님. 아무튼 이번 여행은 저도 보람찼던 것 같아요.
매번 편지를 받고 혼자 도와주러 다니느라 힘드셨을텐데 말이죠.
처음 여행을 떠날 때는 그래도 좀 우울했었는데. 지금은 완전히 상쾌!
가끔은 이렇게 쉬는 것도 좋을 듯하네요. 확실히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한 것 같아요!
레나가 밝게 웃는다. 나도 따라서 웃었다.
레나:
하이틴분들은 어딜 다녀오셨을까요. 왠지 세나 양은 먹방 여행을 다녀왔을 것 같고..
제이 양은.. 음. 도밍고 씨랑 가족 여행을 다녀오지는 않았을까요?
상상하는 레나의 얼굴에 미소가 그려진다.
레나:
엇, 도착했네요. 프로덕션에.
여행을 출발하기 전만 하더라도 우울한 기분이 남아 있었다.
지금은 패배의 상처가 살짝 시큰거릴 뿐, 극복하는 단계일 것이다.
휴가는 아직 이틀이 남았다. 하이틴 멤버들은 휴가 중일 것이다.
짐을 풀려고 프로덕션 문을 열었는데 인기척이 들린다. 불이 켜져 있다.
레나:
..혹시 도둑?
레나가 섬뜩하다는 듯이 이야기한다. 혹시 몰라 방망이를 챙겼다.
지하에서 뭔가 소리가 들린다.
레나:
..경찰에 신고해야 할까요?
고개를 조용히 저었다.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천천히 내려갔다.
제이:
거기 말고, 이 부분에서 한 번 더 박자를 잡아야 해!
세나:
오케이. 처음부터 다시 해보자.
연습실에서 하이틴이 땀을 흘리며 연습 중이다.
아마 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그동안 연습에만 매진한 것 같다.
그 모습을 보고 레나가 감동을 한 듯 한참을 바라보았다.
레나:
..다음 TSGP엔, 하이틴이 강력한 우승 후보가 될 거예요.
그 말을 듣고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레나:
하이틴 여러분! 이 곡도 연습해야 합니다!
세나:
너무해, 여태 연습했는데! 우린 휴가도 안 갔다고요!
제이:
무슨 곡이죠? 당장 연습해봅시다!
세나:
리더, 혼자만 멋진 척 좀 그만해!
유리:
세나 양, 매니저님이 공수해오신 신곡인가 봐요. 얼른 연습하고 쉬러 가요!
체르니:
..연습!
세나:
헷, 나도 사실은 연습하고 싶었지롱~!
레나:
블루스크린 님. 연습 프로듀싱도 잘 부탁드립니다!
이번 미션은 [Brand New Days HARD]를 300 COMBO 이상으로 완주하는 겁니다.
레나:
모두 고생했어요. 이제 좀 쉴 필요가 있어요.
세나:
음. 탕수육 먹고 싶다.
제이:
그놈의 탕수육…
유리:
오늘 점심은 그럼 중화요리?
내가 카드를 꺼내자 모두 환호성을 질렀다.
하이틴과 레나는 모두 미소를 띠고 있다.
그 웃음은 이전과는 사뭇 다른, 아픔을 이겨낸 성숙한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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