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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일본 후쿠오카 여행기: ④ 식도락과 쇼핑(完)

by 블루스크린 (BSofDeath) 2023. 2. 10.

식도락


아침: 요시노야 텐진남거리점

요시노야 텐진남거리점

일본 3 규동 체인점 하나인 '요시노야'. 이곳의 바로 옆에 있는 라운드원 오락실의 개장을 기다리면서 이곳에서 간단하게 2일차 아침 식사를 해결했다.

 

요시노야는 메뉴판이 사진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일본어를 하지 못하는 외국인도 "これください(이거 주세요)" 하면서 주문하기 쉬운 편이다.

 

오락 전 간단하게 아침 세트 한상


점심: 하카타 고로우동

하카타 고로우동

신텐쵸 상점가에 위치한 하카타 고로우동. 작성 시점 기준 타베로그 평점 3.29으로 그럭저럭 괜찮은 평을 받고 있는 지역의 전통식 우동집이다. 아무래도 현지인들이 주로 찾는 작은 가게이기 때문에 이전에 봤던 이치란라멘이나 요시노야 같은 체인보다는 외국인 관광객을 배려한 요소가 상대적으로 적다.

 

대표적으로 식권 발매기의 메뉴 선택 버튼에 오로지 일본어로 줄만 적혀져 있어 일본어를 전혀 읽지 하는 사람에게는 고통을 선사한다. 그나마 대부분의 메뉴에 쓰이는 'うどん(우동)', 'カツ(카츠)', 'エビ(에비)',  '()', '()' 같은 글자만 읽을 안다면 어렴풋이 뭐가 뭔지는 짐작할 있다.

 

우동으로 소문난 집에서 카츠동 시키는 사람이 있다?

(우동집에 와서 막상 텐동 찾는 둘째치고) 원래는 새우튀김 텐동이 먹고 싶어서 들어왔는데 아쉽게도 내가 왔던 시간대에는 튀김류 메뉴의 주문이 제한되어 있던 바람에 결국 카츠동으로 선회했다.

 

근데 진짜 글을 쓰면서 다시 생각해 봐도 우동으로 소문난 집에 와서 우동 먹고 워낙 아쉽다. 처음에는 그냥 우동이랑 카츠동 시켜서 먹을까 생각하기도 했는데, 하필 같이 일행들이 메뉴 하나만 시키길래 괜히 나만 먹는 밝히는 사람으로 보일까봐 조금 자중했던 부분이 있다.


저녁: 맥도날드 시사이드모모치점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영화 〈날씨의 아이〉에는 맥도날드 세이부신주쿠역앞점이 배경으로 살짝 등장한다. 개봉 당시에 극장에서 신을 보면서 한국 매장과는 사뭇 다른 점이 느껴지는 일본 맥도날드 특유의 분위기에 깊게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다.

 

누군가는 일본에 와서까지 굳이 맥도날드를 가냐 하겠지만 〈날씨의 아이〉를 너무나도 감명 깊게 봤던 나에게는 영화 속에 녹아 있는 일본 맥도날드의 분위기를 몸소 느껴보고 싶었던 열망이 컸기 때문에, 후쿠오카 타워를 나오자마자 눈에 들어온 맥도날드 지점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매장에 들어가 빅맥 세트를 주문했더니 영수증과 함께 큼지막한 번호 표지판을 받았다.

 

부분은 지점 또는 매장 상황마다 다를 있으나, 내가 방문했던 시사이드 모모치점에서는 표지판을 기반으로 테이블 서빙 서비스가 일반적이었다. (처음에 이거 보고 일행 사이에서 '테이블 서비스'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서 '맥딜리버리' 했던 비밀)

 

점원이 고객 자리까지 찾아와 햄버거 놓고 가는 건 일반적인 일

 

시간이 지나 점원이 자리로 찾아와 주문한 빅맥 세트를 테이블 위에 놓고 갔다. 포장지로 감싸는 포장을 택한 한국 매장과는 다르게 미국 본토의 방식을 준수하여 종이 용기로 포장된 빅맥이 인상적이다.

 

(좌) 일본 빅맥 / (우) 한국 빅맥

일본 빅맥은 한국과 다르게 햄버거 번의 기름기가 절제되어 있는 편이다. 한국에서는 포장지로 버거의 절반을 감싼 상태에서 포장지 부분을 잡고 먹는 경우가 일반적인 반면, 일본은 종이 용기에서 버거를 맨손으로 꺼내어 잡고 먹는 경우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이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토핑의 배치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있다. 한국 빅맥은 포장지로 버거의 전체를 감싸야 하는 만큼 튀어나오는 부분이 없도록 토핑의 면적이 칼같이 정리된 모습을 보이지만, 일본 빅맥은 종이 용기를 써서 이런 제약에 크게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버거에서 치즈와 같은 일부 토핑은 과감히 튀어나와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렇기에 맛은 똑같을지라도 비주얼 면에서는 일본 빅맥이 승리를 가져간다.

 

맨손으로 잡고 먹는 경우를 주로 상정한 일본 빅맥

 

2018년부터 판매되기 시작한 일본 맥도날드의 와플콘

빅맥 세트와 같이 먹었던 와플콘. 한국과 다르게 아이스크림이 콘에 얹혀진 것이 아니라 담겨져 있는 듯한 구조로 되어 있어 손에 들고 먹을 크림이 녹아 손에 떨어질 걱정을 크게 덜고 먹을 있는 장점이다.


야식: 편의점 음식

일본은 편의점 문화가 굉장히 발달해 있는 만큼 편의점에서 파는 즉석 조리 식품들도 한국에서 쉽게 없는 종들이 많다. 그런 만큼 여기서는 흔히 팔리는 편의점 음식 하나 먹는 것도 귀중한 식문화 체험이겠다, 후쿠오카 타워를 다녀온 숙소로 돌아가기 전에 편의점에 들러서 야식으로 먹을 것들을 조금 샀다.

 

새우 그라탕

전자레인지에 3분간 돌려서 먹는 새우그라탕. 편의점 음식치고는 은근히 비주얼도 괜찮고 먹을 만했다. 사실은 점심에 새우튀김 텐동을 먹지 못했던 한을 같은 새우로 풀어보려고 아무 생각 없이 골랐던 건데 기대 이상의 맛이었다. 무엇보다 치즈그라탕 베이스답게 적절히 느끼한 맛이 술안주로 괜찮다.

 

그래서 시원한 아사히 맥주 한 캔 대령

 

규슈산 '매운' 갓장아찌 삼각김밥

삼각김밥 중에서도 은근히 '매운맛' 강조되어 있어 눈길이 갔던 규슈산 갓장아찌가 들어간 삼각김밥이다.

 

근데 매운맛에 내성이 매우 강한 한국인이 이걸 먹으면 매운맛은 커녕 매콤한 기도 느껴지지 않는다… 일본인들은 정도도 매운맛으로 친다는 사실에 불닭볶음면의 나라에서 사람은 그저 놀랄 수밖에 없다.

 

가루비 갓파에비센

새우튀김 먹은 풀기 위해 샀던 새우 관련 간식 2. 맛도 모양도 한국의 '새우깡' 매우 정확히 동일한데, 시기 상으로 이게 새우깡보다 일찍 출시됐기 때문에 새우깡이 과자를 참고해서 만들어진 거라는 정설이다.

 

나머지 음식을 먹고도 남은 분량의 맥주는 갓파에비센과 함께 모두 해치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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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


애니메이트 텐진점

'덕후의 나라' 일본에 덕후로서 여행왔다면 필히 거쳐야 필수 코스 '애니메이트'. 일본의 대표적인 만화 관련 굿즈를 판매하는 체인으로써 한국에서도 서울 홍대와 부산 서면에 지점을 두고 있다.

 

봇치 더 락, 스파이 패밀리, 그리고 버추얼 유튜버의 나라
최근 애니메이션 3기 제작이 확정되기까지 한 최애 작품 '유루캠Δ'
겐바(아이돌 라이브 이벤트)의 꽃, 블레이드

여행 기념으로 유루캠 14 원서와 아이돌마스터 15주년 기념곡 765PRO 버전 앨범을 샀다.

 

원래는 앨범 풀매수하고 싶었지만 예산 부족으로 ...


멜론북스 후쿠오카 텐진점

'멜론북스' 여러 만화의 게임의 동인 출판물들을 위탁 판매하는 대표적인 서점 브랜드다. 아무리 지방 매장이지만 매장 곳곳의 책장을 메우고 있는 수많은 동인지들은 덕후의 관점에서 일본의 소프트 파워가 얼마나 강력한 실감케 한다.

 

그러나 '블루 아카이브' PD는 한국인이다 (펄~럭)
여기서도 볼 수 있는 아이돌마스터와 러브라이브의 각축전
음원은 정품인 것 같다


가전 양판점들

베스트전기 후쿠오카 본점

멜론북스에 갔다 오면서 멜론북스가 입점해 있는 '베스트전기 후쿠오카 본점' 건물의 다른 곳도 잠깐 둘러보았다.

〈식스타게이트 스타트레일〉의 스위치판 발매 예정 포스터, 놀랍게도 이거 국산 리듬게임이다!
트렌드를 무시하는 투박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파나소닉 레츠노트의 SV 모델

 

빅카메라 텐진 1·2호점

차기 메인폰으로 점찍어둔 '아이폰 SE3' 이곳에서 엔저 환율과 외국인 면세 혜택에 힘입어 쿠팡 최저가보다 59 원에 구매하려고 했지만, 아쉽게도 재고가 없다고 해서 실제로 구매하지는 했다. 텐진 근방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1호점과 2호점이 위치하고 있는데, 자급제 아이폰은 1호점에서만 취급하고 있으니 혹시라도 면세 혜택으로 아이폰을 사려거든 참고하기 바란다.

 

원래는 애플 스토어에서도 면세 혜택 받고 저렴하게 수도 있었지만 어느 중국인 관광객이 점을 악용해 리셀러 짓을 했던 발각되는 바람에 제도가 없어졌다.

 

"중국인들 日서 아이폰 수백대 싹쓸이"...애플재팬, 1350억원 세금 추징

애플 재팬이 면세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중국인 관광객 등에게 면세 가격으로 아이폰을 대량 판매했다가 일본 세무당국으로부터 140억 엔(약 1350억 원)의 세금을 추징당했다. 27일 요미우리신문

n.news.naver.com


돈키호테 텐진 본점

일본에 여행 관광객들이 기념품을 사기 위해 들른다는 드럭스토어 체인이다.

 

역시도 혈육의 명령을 받고 주전부리를 사러 사람으로서 여기에 예외가 아니었다.

 

 

가자… 한국으로


여행 내내 구름 많은 하늘만 보이더니 돌아가는 날엔 하늘이 왜이렇게 맑은지
공항선 텐진역에서 후쿠오카 국제공항행 열차를 기다리면서
"이번 역은 후쿠오카 국제공항역입니다"
공항선 후쿠오카 국제공항역에 내리자마자
지하철역 앞에서 국제선 터미널로 가는 무료 셔틀버스를 기다리면서
후쿠오카 국제공항 국제선 터미널의 모습
아 진짜 간다...
저녁 노을과 함께하는 귀국행
"한.오.환"

이렇게 2 3일간 떠났던 일본 후쿠오카 여행기를 마무리한다. 정말 글을 쓰며 다시 돌이켜봐도 재미있었던 여행이었기 때문에, 여건이 된다면 1학기 종강 여름방학 즈음에 도쿄 쪽으로 일본 여행을 가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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