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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모던코리아〉 믹스테이프를 받다

by 블루스크린 (BSofDeath) 2022. 5. 1.
‘모던코리아 – 정성을 다하는 국민의 방송‘ 편 중에서

2019년에 처음 방영된 이래로 이번 달부터 새로운 시즌을 방영하면서 다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코리아〉, 개인적으로 아카이브를 매우 좋아하기도 하고 또 영상미에서 방송예술적 영감을 주는 요소가 많아 애청하고 있는 다큐멘터리다.

〈모던코리아〉 시리즈는 2019년에 시즌1-1, 2020년에 시즌1-2가 방영된 이후 2021년 현재는 3월 11일부터 매주 목요일 오후 10시마다 시즌2로 4주간 방영되고 있다.

최근에 이 다큐멘터리의 1~6편에 삽입된 배경음악이 담긴 ‘믹스테이프’를 선착순으로 신청받아 100명에게 무료로 배포한 이벤트가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수강 신청을 하면서 다졌던 선착순 접수의 내공 덕분인지 운이 좋게 여기에 당첨되어 어제 아침에 우체국에서 온 소포를 통해 이 테이프를 받을 수 있었다.

테이프 케이스에는 다큐멘터리 본편들에서 등장했던 여러 타이포그래피들이 자리잡고 있다. 과거의 디자인 트렌드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느낌을 주는 김기조 미술감독의 타이포들은 〈모던코리아〉 시리즈를 설명할 때 꼭 빼놓을 수 없는 디자인 요소다.

테이프 케이스의 외관

이 믹스테이프는 ‘믹스테이프’라는 이름에 걸맞게 진짜로 카세트테이프다. 다큐멘터리 본편에서는 과거의 영상들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했지만, 이와 정반대로 믹스테이프에서는 현대의 음악을 과거의 매체로 담아냈다는 점이 대비된다.

수많은 타이포들 사이에 끼워진 2세대 KBS 로고

테이프의 양면은 모두 20~25분 분량으로 A면에는 1~3편(「우리의 소원은」 · 「대망」 · 「수능의 탄생」), B면에는 4~6편(「시대유감, 三豊」 · 「왕조」 · 「휴거 그들이 사라진 날」)의 배경음악이 녹음되어 있다. 요즘에는 카세트테이프를 접해본 사람이 드물어 이 대목을 읽고 A면, B면이라는 개념이 생소하게 느껴지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이 테이프는 흰색으로 이루어진 것과 검정색으로 이루어진 것이 따로 있다. 나는 검정색 테이프로 받았는데 마침 사용하고 있는 테이프 데크도 검정색 계열이었기 때문에 이와 딱 어울리게 되어서 좋다.

케이스에서 꺼낸 카세트테이프의 모습

〈모던코리아〉 시리즈의 애청자인 동시에 테이프 데크를 아직까지도 쓰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에 이렇게 믹스테이프를 얻게 된 것은 참으로 영광스러운 순간이었다. ‘2020년’이라는 연도가 새겨진 카세트테이프 형태의 저작물… 이것은 진짜 귀하다.

2020년의 저작물이지만 카세트테이프

테이프를 데크에 넣고 들어보니 이 테이프에 포함된 음원에는 배경음악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여러 개의 배경음악이 전환되면서 몇 초 동안 다큐멘터리 본편에서 나왔던 과거 방송 자료의 음성이 섞여 나오는 구간이 있었는데 다큐멘터리 본편을 시청했을 당시의 경험을 오랜만에 다시 새록새록 떠오르게 하여 좋았다.

이 음원은 향후 디지털 파일로도 무료 배포될 예정이지만, 음원에 함께 포함되어 있는 과거 방송 자료의 아날로그적인 음성을 고려하면 이것은 정말 테이프로 들었을 때에만 그 진가를 더 잘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이 글은 본 블로그를 개설하기 전에 시범 운영했던 WordPress 블로그에서 2021년 3월 21일에 게시했던 글을 백업한 버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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